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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其他] 湖堂朝起

湖堂朝起

<湖堂朝起 : 호수가 집에서 아침에 일어나> : 강극성(姜克誠)
  
강의 해는 시간 늦어도 나오지 않고/江日晩未生,
뿌옇게 십리에 걸쳐 안개 서려 있네/滄茫十里霧,
다만 부드러운 노젓는 소리만 들리고/但聞柔櫓聲,
배 떠나가는 곳은 보이지 않는구나/不見舟行處
  
위 시는 조선조 중기에 살았던 강극성이 지는 작품입니다. 홍만종이나 허균으로부터 좋은 품평을 얻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강이나 호수 혹은 꽤 넓은 저수지가 지금의 우리 생활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경험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물가에서 일어나는 자연형상일 것입니다. 위 시는 강가에서 하룻밤을 지샌 이가 아침 새벽녘에 체험하고 느낀 바를 오언절구로 읊은 작품입니다. 강가에 물놀이를 왔든, 강가에 아는 이가 있어 왔든 간에 아마도 지난 밤에 꽤나 흥취있게 풍류를 즐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강가에 떠오르는 해를 보고자 마음 먹고 잠자리에 들었겠지요. 강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우리가 바다에 가서 해돋이를 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힘차고 역동적이고 불끈 솟아나는 기운을 느끼지 못하지요. 강 맞은 편 산 봉우리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수줍은 모습입니다. 그것도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흐릿하게 보일 뿐이지요. 아마도 시인은 그런 해를 보고자 하였던 모양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마음에 무언가 풀지 못한 응어리가 있어 절로 그렇게 되었을 것입니다. 보통 해돋이를 보고자 하는 마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침 해를 보고자 하는 시인의 바람은 늦도록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넓디넓은(「滄茫」) 강에는 안개가 뿌옇게 깔려 있었기 때문이지요. 맞은 편의 산은 고사하고 해도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조차도 분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안개가 모든 사물의 모습을 삼켜 버린 듯합니다. 그런데, 안개가 삼키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소리입니다. 형체를 지니고 있는 모든 사물을 자신의 품속에 감추어버리지만, 형체가 없는 소리만큼은 아무리 품이 넓어도 어쩔 수가 없지요. 시인은 해를 기다리다 지칠 쯤 되었습니다. 안개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바람을 접고 발길을 돌려야 하겠지요. 그 때입니다. 삐거덕 삐거덕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니 사--악 사---악 하는 소리가 안개 속에서 들려옵니다. 바로 노젓는 소리이고 노가 물을 가르며 내는 소리입니다. 고깃배도 어부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소리만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는 모양입니다. 어디로 가는 것이고, 누구를 태우고 가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디로 누구를 태우고 떠나는 것일까요? 짙은 안개 속에서 방향도 알 수 없을 터인데 말입니다.
언갸 잩운 강가 아침의 정경(情景)입니다. 시인은 아무런 잠정도 드러내지 않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바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런 묘사는 참으로 실제의 경관을 지금 바로 눈앞에 펼쳐 있는 듯 그려냈습니다. 그래서 묘사가 매우 핍진하다고 합니다.(說景逼眞) 어떻습니까? 그림이 그려지는지요?
대성리로 모꼬지를 떠나도 냇가 따라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자리한 민박집에서만 머물다 보니, 새벽녘 물안개 피어오르는 북한강의 모습이나, 저물녘 검푸른 산을 가로질러 산을 양분하는 물새의 한가로운 모습을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모꼬지에 가서는 방안에서 뒹굴지 말고, 조금은 마음을 여유롭게 하여 벗들과 함께 강변의 모습을 눈에, 그리고 가슴에 담아 오기를 기대합니다.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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